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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우울증, 여아 '자폐 성향' 발생 위험 최대 9배 높여
산모가 임신 중이나 출산 초기에 겪는 '주산기 우울증(perinatal depression)'이 자녀, 특히 여아(女兒)의 자폐 성향(autistic-related traits)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상적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는 남아에게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산모 우울증과의 연관성은 여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도호쿠대 정신건강의학과 히로아키 토미타 교수 연구팀은 도호쿠 메디컬 메가뱅크 프로젝트(tohoku medical megabank project)에 등록된 산모와 자녀 2만 3,218쌍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임신 초기(0~15주), 중기(16~27주)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평가하는 k6 척도와 산후 4~5주 epds(산후 우울증 검사)로 산모의 우울 수준을 평가하고, 2~3세 자녀의 유아 자폐 성향(tokyo autistic behavior scale, tabs)간의 연관성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산모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자폐 관련 행동 점수가 증가했다. 유아의 자폐 성향 척도(tabs) 15점 이상의 고위험군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임신 초기에서 k6 고득점 산모의 여아는 자폐 성향 위험이 약 5.8배로 나타났으며, 중기의 고득점 산모는 약 9.3배로 가장 높았다. 산후 epds 고득점 산모도 5.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아에서는 이러한 고위험 구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 이는 산모 스트레스가 여아의 자폐 관련 특성 위험에 더 강한 연관성을 보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의 생물학적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쥐를 이용한 전임상 실험을 수행했다. 임신 중 스트레스에 노출된 어미 쥐에게서 태어난 암컷 새끼 쥐는 사회적 상호작용 시간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등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유사한 행동 양상을 보였다. 뇌 조직 분석 결과, 암컷 새끼 쥐의 전전두엽 피질에서 옥시토신 수용체(oxtr) mrna 발현량이 대조군 대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수컷 쥐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모체 스트레스가 옥시토신 신호 변화와 연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히로아키 토미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주산기 우울증이 자녀, 특히 여아의 사회성 발달에 미치는 성별 특이적 영향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산모의 정신건강을 조기에 면밀히 관리하는 것이 자녀의 신경 발달 문제를 예방하는 데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sex differences in the risk of autistic-related traits in toddlers born to mothers with perinatal depression: evidence from human cohort and mouse study│주산기 우울증 산모에게서 태어난 유아의 자폐 관련 특성 위험의 성차: 인간 코호트 및 생쥐 연구 증거)는 2026년 2월 국제 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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